NDE 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 (죽었다가 깨어났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흔히 죽었다가 깨어났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죽었다가 깨어났다는 말은 엄밀히 말하면 죽은 것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심장이 멈추고 아직 뇌가 죽기 전에 다시 살아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죽었다가 깨어났다기 보다는 임사현상(Near Death Experience, NDE)이라고 합니다. 즉 죽음에 임박했던 사람들의 경험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20년 전에 "사후세계"라는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 책을 읽었을 때는 좀 무서운 감이 들었는데 느낀 것은 어쩌면 그렇게 자신이 믿는 종교와 유사한 체험을 하는지 좀 신기했습니다. 아마 사후세계가 있어도 각 종교마다 다른 곳으로 가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지금 그 책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저자를 알 수 없으나 몇몇 책을 뒤져보면 그 책의 저자가 아마도 무디 (Raymond Moody) 일 것입니다.

무디는 죽었다가 깨어난 사람들이 미국에서는 별로 없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찾아다니면서 조사했는데 그에 의하면 죽었다가 깨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즉 처음에는 자신이 죽었다는 친지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다음에는 자신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다음은 바로 시끄러운 소리를 듣게 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터널을 지나면서 빛을 발견하고 그 빛으로 향하게 되면서 그 빛은 점점 커지고 밝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매우 밝은 옷을 입었다던가 아니면 빛으로 둘러싸인 존재와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그는 그가 살아왔던 일생을 하나하나 회고하여 그가 잘했던 일과 잘못한 일을 깨닫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혀 무섭지 않고 실제로는 매우 온화하거나 따뜻한 분위기에서 일어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죽을 때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와서 깨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사후세계에서 무디가 묘사한 죽은 사람의 전형적인 이야기 이지만 실제로는 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약간 다릅니다. 즉 이러한 모든 경험을 한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무디가 여러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만들어 냈다는 것입니다. 사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무디의 책은 학술적인 내용의 형식보다는 리포터의 조사형식의 글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체험담을 기록하고 정리한 형태라는 것이죠. 무디는 그 책의 제목 "Life after Life"에서 보이듯이 이것이 사후세계를 다녀온 사람들의 체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비슷한 것을 연구한 사람들 조차도 무디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을 보입니다. 우선 무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의 체험은 일반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그냥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은 매우 무서운 경험을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러한 것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또한 NDE라는 것이 사후세계를 증명한다고 말했는데 사실 그것도 매우 의심스러운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NDE를 체험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그의 주장과는 달리 심각한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하긴 일부 사람들은 이것을 천국과 지옥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만.

하지만 사후세계가 있다 없다 논쟁하는 것보다는 NDE 라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해석이 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보입니다. 사실 사후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밝은 빛을 본다는 것과 매우 편안한 상태라는 두가지 점입니다. 이 두가지는 다행히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수잔 블랙모어는 그의 저서에서 밝은 빛이 보이거나 혹은 터널을 지나서 온통 밝은 빛이 보이는 것은 뇌가 기능을 상실하면서 "neural noise"와 "retino-cortical mapping"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뇌의 한 부분에서 작은 신경잡음이 있고 이것이 점차로 옆으로 퍼지게 된다면 그 효과는 가운데 빛이 있다가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은 곧 터널을 통과하면서 빛이 퍼지는 것은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 눈에서 상이 한번 맺히고 그것이 신경을 통해서 뇌로 전달되서 뇌에서 상이 맺히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의 경우에는 뇌는 어떤 종류의 세포들이 다른 종류의 세포를 억제하기 때문에 안정되게 있는데 NDE나 LSD 등으로 이러한 억제작용이 풀리게 되면 뇌는 지나치게 활동적이 되고 환각을 보기도 합니다. 사람의 눈의 경우에는 가운데는 매우 잘보는 반면 좌우로는 잘보지 못합니다. 즉 뇌세포에서는 정면을 바라보는데 관여하는 세포는 많지만 좌우측을 바라보는데 관여하는 세포는 적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세포가 같은 정도로 신경잡음이 일어난다고 해도 정면쪽에서 더욱 반응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시각은 빛에 대해서 자극을 받아서 흥분하는 것이므로 뇌의 신경잡음은 밝은 빛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증명이 된 것은 아니지만 증명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즉 맹인의 경우 뇌세포의 시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을 받은 사람에게서는 NDE가 생기지 않을 것이고 뇌세포가 아닌 눈자체에서 손상을 받은 사람은 NDE를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우 편안해지는 것은 고통을 느끼면 뇌속에서 몰핀 성분이 (아마 엔돌핀)이 분비되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엔돌핀의 역할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은 산소결핍증과 그에 따른 뇌세포간의 연결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NDE가 죽기 직전에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은 이것이 혹시 사후세계의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무디의 생각과는 달리 NDE는 죽음과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ketamine을 이용해서 NDE를 체험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ketamine은 매우 안전한 마취제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 물질은 작용시간이 짧고 환각을 일으키는 dissociative 마취제인데 일반적인 무의식을 일으키는 마취제가 아니라 자신이 마치 신체와 분리되는 느낌이 들게 하는 마취제입니다. ketamine 자체는 위와는 전혀 다른 기작을 사용하여 통증을 없애주기도 합니다. 케타민은 아편이나 LSD와는 구조가 다른 화합물이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특별한 제한이 없이 팔리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어린이들의 마취에 사용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전연령층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마취의사는 NDE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 의식이 없게 하는 다른 진정제와 같이 투여하고 있습니다. Dr. Jansen에 의하면 케타민은 NDE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나타낸다고 합니다. 즉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빛으로 나아가는 것, 마치 죽은 것 같은 느낌, 신을 만다는 것, 환각, 영혼이 신체를 빠져나가는 듯한 경험, 시끄러움등등을 모두 설명한다고 합니다. 케타민이 이러한 모든 것을 재현해 낸다고 해서 이것이 사후세계가 없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다만 NDE가 사후세계를 체험한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참고

sketic dictionary의 near-death experiences (NDEs)